작성일 : 15-01-31 13:05
도미니카 단기선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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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목사
조회 : 993  

128일 수요일, 선교지에서 3일째를 맞이했습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아침을 먹고 나니 아침 9시부터 봉고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하이봉(Jaibon)이라는 곳에 있는 고아원을 찾아가는 날입니다. 차를 타고 약 2시간 정도 달리니 고아원에 도착하였습니다. 고아원에는 6살 정도부터 12살 정도까지 남자아이들만 23명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곳에서는 비교적 아이들이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었습니다. 선교사님이 Spanish로 간단하게 예수님에 대해 증거 하시고 난 후에 아이들과 함께 Spanish 찬양을 따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준비해간 Crayon과 그림 그리는 종이를 주고 그림 위에 색깔을 칠하라고 했습니다. 선교사님이 그러는데 아마도 Crayon으로 색칠을 하는 것은 처음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이 정말로 열심히 색칠을 했습니다. 색칠을 다 마친 어린이들에게 준비해간 모자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 모자는 시카고에서 유행이 지나서 팔리지 않는 것을 어떤 분이 교회에 갖다 놓은 것인데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것을 버리려고 하다가 가지고 온 것인데, 이곳 사람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쟁탈전이 벌어질 정도였습니다. 우리에게는 아무 쓸모없는 것이지만 선교지에서는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지 모릅니다. 아까운지 모르고 막 갖다 버린 것이 얼마나 후회가 되었는지 회개했습니다.

아이들과 고아원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그곳에서 준비한 점심식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나름대로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사인데 식사 전에 부엌을 돌아본 것이 탈이었습니다. 부엌의 시설이나 식기가 우리가 볼 때에 비위생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별로 괘념치 않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 팀원 중에 한분은 도저히 식사를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고, 사실은 저도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곳에 와서 저들과 똑같이 먹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맛있게 먹는 척하였더니 원장님이 더 먹으라고 권하는 바람에 조금 더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차를 타고 돌아오는 내내 속이 좀 거북하였습니다.

고아원을 돌아보니 얼마나 고칠 곳이 많은지 미리 준비를 했더라면 여러 군데 손을 봐서 아이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텐데,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그런 필요를 알고 돌아가는 것은 수확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왔더라면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숙소로 돌아오니 벌써 저녁때가 되었습니다.

129일 목요일 4일째 되는 날입니다. 오늘은 선교사님이 현지인을 통해 개척한 교회를 방문하는 날이었습니다. 아침 경건회와 식사를 마치니 역시 낡은 봉고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나가는데 선교사 사모님이 귀가 아프다고 하시면서 평소에 먹던 Advil을 집에 두고 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약국에 들러서 약을 사 먹었습니다. 한 시간쯤 후에 조그만 교회에 도착하였습니다. 그 교회를 담임하는 분은 마리아라는 여자 전도사였습니다. 교회가 모이는 시간이 아닌 고로 전도사님과 교회 중직 두 분이 우리 일행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몇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은 후에 준비한 선물들을 전달하고 난 후, 함께 손을 붙잡고 통성으로 기도하는데 선교사님 사모님이 어지럽다고 하면서 자리에 푹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조금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선교사님이 당황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사모님을 즉시 Emergency로 옮겼습니다. 현지 의사가 남은 약을 보더니 그 약은 Advil이 아니라 에트빌이라는 약으로 정신병자들에게 먹여서 잠을 재우는 약이라고 했습니다. 어쩌면 2-3일 저렇게 인사불성으로 잘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중화제와 함께 링거 2병을 맞고 나서도 일어나질 못했습니다. 두 알을 먹으려다가 한 알만 먹었는데 두 알 먹었더라면 정말 큰일 날 뻔 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오후에 들리기로 한 교회는 취소하고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겨우 정신을 조금 차린 사모님을 둘러업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모두가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모님은 그 후에도 정신없이 주무시다가 다음 날 오후에나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선교지에 오면 항상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는데 이번에는 선교사님 사모님에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비는 계속해서 내렸고 선교지에서 넷째 날이 경황 중에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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